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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그 외 여러가지 약들

세레브로리진 - 돼지 뇌로 만든 약

by 리뷰니스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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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이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이 있어서 소개드릴까 해요. 세레브로리진 주사약으로 돼지뇌 단백질로 만들어진, 치매에 사용되는 약이에요. 근데 왜 이게 2020년 이후로 왜 주목받았냐 하면 아무래도 Choline Alfoscerate(콜린) 이슈가 그 이유 중에 하나라고 보입니다. 간단히 콜린 이슈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치매 보조제의 대표주자 - 콜린

콜린 논란

콜린은 그동안 치매 보조제로써 아주 많이 처방되었고, 또는 영양제로도 먹기도 했던 약이에요. 약효에 대한 논란이 생기면서, 2020년에 식약처에서는 콜린 제제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재평가를 들어가게 되죠. 다시 말하면 제약사를 대상으로 정말 효과가 있는지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현재 약 50여 개의 제약사에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편으론 급여기준도 축소했어요. 이 말은 건강보험을 적용받기가 까다로워졌다는 뜻이고, 환자의 약값 부담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쨌거나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되면 몇 년은 걸릴 테인데, 만약 이 임상시험이 최종적으로 실패할 경우, 즉 효과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그동안 건강보험적용이 돼서 회사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약값의 일부를, 다시 건강보험공단에 내뱉으라고 복지부에서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제약사는 큰 경제적 부담이 되겠지요. 임상시험 자체도 매우 큰돈이 들어가는 일이고요.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자진해서 약을 허가 취소하는 회사도 있었고, 경쟁사가 줄어든 틈을 노려 기존보다 더 많은 실적을 내는 회사도 있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치매치료제의 한계

사실 치매에는 쓸 수 있는 약이 몇 개 없어요. 아리셉트정(성분: 도네페질 Denepezi), 에빅사정(성분 :메만틴 Mementine), 엑셀론(성분 : Rivastigmine), 레미닐(성분 : Galantamine) 정도인데, 질병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의 약입니다. 이 와중에 콜린은 사실상 치매약이라기보단, 치매약에 세트처럼 많이 처방이 되었던 약이에요. 치매가 없던 환자에게도 영양제처럼 쓰이기도 했죠. 2019년에만 콜린 제제의 건강보험 청구액이 약 3500억이 넘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는 콜린 제제가 만약 퇴출된다면 어떻겠어요. 제약사에서 콜린의 대체제로써 떠오른 게 바로 세레브로리진입니다.

세레브로리진의 등장

세레브로리진

세레브로리진이란?

세레브로리진은 독일 EVER Pharma라는 회사에서 만든 약이에요. 성분이 돼지뇌 펩티드인데, 해석하면 돼지의 뇌를 효소로 분해(Proteolytic)한 저분자 단백질(peptide) 제제라는 말입니다. 단백질이므로 입으로 먹으면 모두 분해돼서 효과가 없겠지요. 따라서 먹는 약이 아닌 주사로 맞아야 하는 약이에요. 이 점에 있어서는 콜린보다는 불리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세레브로리진은 알츠하이머형 노인성 치매, 뇌졸중 후 뇌기능 장애, 두개골의 외상에 적응증을 인정받았어요.

작용기전

돼지뇌 펩티드가 어떻게 뇌기능에 도움을 줄까요? 이 성분이 BBB(blood-brain barrier, 뇌혈관 장벽)를 통과하여 뇌까지 도달합니다. 이 약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로써, 신경세포의 보호뿐 아니라 손상된 세포의 회복을 유도함으로써 뇌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용법 및 용량

알츠하이머형 노인성 치매 및 뇌졸중 후 뇌기능 장애에는 1일 5~20ml, 두개골 외상(뇌진탕, 뇌좌상 및 수술 후 외상)에는 1일 10~50ml가 권장 용량입니다. 투여기간은 10~20일 이상이며 매일 투여합니다. 5ml까지는 근육주사도 가능하며, 그 이상 용량에서는 정맥 주사합니다.

허가 이슈

이 약은 우리나라에서 2013년부터 사용되어 왔고, 유럽, 아시아, 러시아에서 주로 쓰이며 미국 FDA에서는 아직 허가받지 못했습니다. 세레브로리진은 오리지널이고(삼오제약- 국내 오리지널 품목 허가권자), 대웅바이오 등 10개 이상의 제약사에서도 바이오시밀러(제너릭의 개념)로 출시하고 있어요. 펩타이드 조성이 오리지널과 다르니, 효과도 다르다는 논란이 있기도 해요. 앞으로 시장이 어찌 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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